< 면세점 명품, 쓰던 것처럼 들고 오면 안걸린다? >


 회사원 박모씨(34)는 얼마전 결혼을 앞두고 명품 예물 시계를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소문으로 그럴싸하게 들리는 
한가지 방법을 선택했다.

 신혼여행을 나가기 전 국내 면세점에서 시계를 사서 가지고
나간뒤 포장재를 외국에서 버리고, 마치 평소 착용하던 시계
처럼 갖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이럴경우 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얘기를 여러군데서 들은 
것이다.


 그는 2400달러짜리(약 280만원) 명품 시계를 사서 '각본'
대로 실행에 옮겼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유유히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날, 
박씨의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입국절차 신고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세관 통관대를 빠져
나가려고 할때, 통관원은 여권의 이름을 보자마자 
"시계 신고는 했느냐"며 바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깜짝놀란 박씨는 없다고 우기면 괘씸죄에 걸린다는 얘기
마저 듣고 있었던 터라 이실직고 했다. 

 박씨는 추후 날아온 고지서를 받고 30％의 세금을 
다시 냈다.

 여행객들 사이에 신고 액수의 기준인 400달러(약 47만원)
이상의 고가품을 면세점이나 외국의 백화점에서 산 뒤 
박스를 버리고 쓰던 물건인양 가지고 들어오면 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이같은 소문은 사실일까 ? 

 스포츠조선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는 요즘의 통관 
과정을 잘모르는 여행객들의 그릇된 상식이다.

 공항세관의 검색 시스템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밀해졌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여행객들중에서 어떻게 족집게처럼 해당자를 
꼭 집어낼 수 있을까.

 인천공항 세관 관계자는 "악용될 소지가 있어 아주 세세한
내용까진 밝힐수는 없다"며 "아주 드물게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예외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고 단호하게 말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통관의 검색 절차는 여러 단계의 
프로세서가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다.

　비행기 여객명단을 통보받은 뒤 여행자와 관련된 신상
정보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계돼 철저하게 분석된다. 

 과거 입출국 횟수에서부터 여행행태, 금지된 물품의 
반입사례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는 것.

　입국장내에서는 순회감시원(Rover)들이 옷차림이나 이상한
동태, 계절에 맞지 않는 옷 등 우범적인 요소를 지닌 여행객
들을 집중적으로 감시한다. 

 아울러 해외 세관과의 유기적인 공조도 잘 돼 있어 물샐틈 
없는 감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특히 면세점이 아닌 외국의 백화점에서 고가의 제품을 샀을
때는 따로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걸로 알고있는 여행객이 
많지만 이 역시 사실과는 다르다.

 400달러 이상 개인용품의 경우라면 외국에서 무상으로 받았
거나 면세점이 아닌 백화점에서 구입했더라도 모두 신고대상이
된다. 

 상업적인 용도라면 400달러 이하라도 세금추징 대상이 된다.

 세관측은 "올해의 경우 여행객 100명중 2％ 정도가 집중 
감시됐고, 적발률은 50％를 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최대한 신속통관을 하면서 적발률은 높이는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스포츠조선, 나성률 기자 scblog.chosun.com/nasy23>